스타일 가이드
오래된 광고에서 배우는 멋내기
코카콜라와 패션
Vintage Coca Cola Ads (L) 1949 (R) 1949

그다지 건강한 체질이 못되어 청량음료를 독처럼 여기고 살다보니 어느새 청량음료는 그닥 궁금하지도 않은 중년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불량식품의 매력적인 맛에 이끌려 간혹 몰래몰래 마시곤 했지요… 어린 시절에는 이상하게도 그 탄산의 부글거리는 느낌이 너무나 거북스러워 애써 외면하다. ‘싸나이가 이 따위 탄산을 못 이겨내서 되겠는가’ 하고 한 병을 원샷한 적이 있었습니다. 싸한 입과 부글거리는 배를 부여 잡고 연신 트림을 해댔었지요. 이젠 아련한 추억입니다. 라이프지에 담긴 주옥 같은 사진들에서 종종 보물을 찾게 됩니다. 지나간 시절의 기록이면서 동시에 우아한 옷 입기의 소스가 되주는 멋진 기록들입니다. 코카콜라의 역사는 미국의 성장과 그 궤를 같이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아마 그런 코카 콜라의 광고나 코카 콜라가 함께한 이미지들에는 그 시대의 가장 트랜디한 멋내기가 공존하리라는 추측으로 몇 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랬더니 역시나 당시엔 일상이었겠지만 지금은 예술 작품 같은 아름다운 이미지들이 툭툭 튀어나오더군요. 

 


 

 

 

분명 코카 콜라보다는 그녀와의 시간이 더 달콤할 이 청년은 시대의 풍미를 담은 아름다운 차림을 하고 있습니다. 

회색 바지에 도톰한 면 양말 그리고 검정색 패니로퍼를 전형적인 아이비 리그 풍의 스타일입니다. 레지맨탈 타이를 여유로운 트위드 자켓과 함께 입어 멋진 룩으로 마무리 했습니다. 방수기능을 가진 레인코트는 사랑스러운 노랑색으로 여친과 함께 나눠 쓴 모양이 경쾌합니다.

 

 


 

졸업한지 오래된 학교로 동창회를 온 중년 남성 혹은 교편을 잡고 있는 학교를 배경으로 콜라를 권하는 교수님의 모습이군요. 여유롭게 펼쳐진 라펠과 3버튼 수트의 자연스러운 마지막 단추, 그리고 작은 페이즐리가 알알이 담긴 타이와 자연스러운 커브를 그리는 버튼다운 셔츠, 마지막으로 잔잔한 패턴의 조끼까지 잘 생긴 얼굴과 아카데믹한 뿔테 안경이 그를 더욱 풍성하게 보이게 합니다. 상당히 낮게 드리워진 고지라인이 상당히 오래 전 옷이라는 것을 느끼게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아름다운 클래식 착장이라는데 이의를 다는 분은 없을 것입니다. 

 

 


 

1936년 시골길의 콜라 판매 부스 앞에 앉은 어린 소년의 모습입니다. 윙 칼라의 모습을 한 반소매 셔츠와 질긴 천의 반바지 루스하게 신은 양말과 두 가지 컬러로 만들어진 스펙테이터 구두까지 가끔은 어린 소년의 멋내기에서도 배울 점들을 많이 얻게 됩니다. 

 

 


 

 

1938년 미국 시골의 어느 마을이겠지요? 맞춤복일리가 만무한 늙은 어르신의 룩이 스타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심지가 없는 타이와 오버사이즈의 바지, 면이 많이 들어가 보이는 편안한 자켓과 퀄리티가 정말 괜찮아 보이는 모자까지...... 옷이 없어 그저 가진 옷들 중에 어찌저찌 매칭 했을 이 분의 옷차림이 많은 것을 생각나게 하는군요. 짧게 맨 저 타이의 힘을 생각하면서 적용점을 상상해 보았습니다. 

 

 


 

 

1944년도에 찍힌 이 사진은 미국의 모 클럽 사장님의 모습입니다. 요즘으로 친다면 잘 나가는 바 혹은 클럽을 가진 오너의 모습이니 화류계에 잘 알려진 멋쟁이 신사였겠죠? 굵은 스트라이프가 ‘난 너와는 달라’라는 정체성을 표출하면서 그 만의 아우라를 전하고 플란넬 소재가 풍기는 독특한 부유한 느낌이 신경을 많이 쓴 타이와 포켓스퀘어를 더욱 돗보이게 합니다. 알코올 한잔이 아니라 코카 콜라 한잔을 하는 모습이 어쩐지 정겹네요. 라펠의 모습과 가늘고 긴 셔츠의 카라도 시대상을 반영하는 모습이겠지요? 

 

 


 

와글와글 모인 일단의 청년들의 모습입니다. 가운데 잘 보면 새들 슈즈도, 벗어 놓은 로퍼도 보이고 등을 돌리고 엎드린 청년의 아가일 체크 조끼가 미국스러움을 물씬 풍기고 있습니다. 벽에 붙은 핀업걸의 사진과 총을 만지작 거리는 모습들은 미국의 전형적인 틴 에이저의 모습으로 생각됩니다. 1945년에는 이런 청년들도 불량스러워 보였을것입니다. 콜라를 마시는데도 말입니다… ㅋㅋ 지금부터 이어지는 몇 개의 사진들은 1950년 4월 코카 콜라가 프랑스땅에 전해지던 시기에 담겨진 사진들입니다. 미국 잡지인 라이프지는 전형적인 미국의 아이콘 코카 콜라의 프랑스 상륙이 못내 궁금했겠지요? 한국전에 대한 암울한 기운이 한반도를 감돌던 시절 코카 콜라는 프랑스 땅에 사세를 확장하며 돈벌기에 여념이 없던 모양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그 시설 파리지앙의 멋내기를 살짝 들쳐볼 수 있군요. 

 

 


 

 

프랑스의 인구 도표를 살피며 마케팅 전략이라도 짜는 모양입니다. 우아한 더블 브레스티드는 정말 부유한 느낌을 내는 옷 임을 부인 할 수 없습니다. 코카 콜라 관계자의 모습이겠지요? 더블 브레스티드 재킷과 수트가 부담스러운 분들은 이런 이미지들을 잘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행인 1이 처음 마셔본 콜라의 톡쏘는 탄산에 얼굴을 찌푸리고 있군요, 금새 익숙해졌을테지만… 여하튼 그의 니트 조끼는 욕심이 나는 옷입니다. 

 

 


 

 

친절한 콜라 배달원의 작업복을 보세요. 이 시절에는 작업복도 좋은 천으로 정성드려 만든 모양입니다. 전체적인 우아한 실루엣을 보면서 새로운 맞춤복에 담을 디테일을 고심해 봅니다. 

 

 


 

길을 지나던 어린 꼬마의 자전거를 세워 대서양을 건너온 신기한 음료를 권하는 모습입니다. 한 병이라도 더 팔겠다는 의지보다는 신기한 음료를 맛 보여 주겠다는 의지가 더 강해보이는데요.... 그 따뜻한 마음까지도 함께 팔던 시절의 모습에 맘이 따뜻해집니다. 

 

 



 

열과성을 다한 시음회엔 멋진 홈스펀 자켓을 입은 신사분도 반응하였습니다. 짙은 색의 무지 타이와 홈스펀 소재의 자켓 아름답습니다. 자....이렇게 우연히 찾아본 코카콜라 광고가 우리를 1950년의 프랑스 까지 데려다 놓았습니다.. 오랜 역사와 함께 호사를 누려온 코카콜라는 참으로 다양한 패션을 경험했겠습니다. 다음 티 타임엔 코카콜라 한병 캬~ 괜찮을 것 같습니다. 아시죠 반드시 병에든 코카콜라여야 합니다. 아가씨 몸매를 닮았다는 허리가 잘록한 그 병 아시죠? 오래된 광고에서 발견하는 멋내기의 요소요소 아무래도 콜라를 마실 땐 트위드 자켓이다 당연히 코카콜라 클래식! 

옷환자는 콜라를 마셔도 멋지게, 한잔의 청량음료에도 멋을 부여하는 당신의 감각 = 일 구스또 델 씨뇨레 


- 한국신사 이헌



 Written by Hun Lee of Il Gusto del Signore